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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글 모음

날씨가 너무해(수필)

날씨가 연일 30도를 오르내리며 열기가

온몸 구석구석으로 훅훅 파고든다.

이리저리 굴러본들 소파에 닿는 맨살은 쩍쩍 소리를 내며 나를 성가신다.

 

이 나약한 인간을 위해 쉬지않고 바람을 토해내며

 돌아가고 있는 선풍기가 보기에도 안쓰럽다.

 

우리 인간들을 위해서 그렇게나 애를 쓰는구나~

누가 나를 위해서 옆에서 연신 부채질을 해줄수 있을것인가?

어릴적에야 할머니 무릎을 베고 누워 있으면

어느한군데 성한곳이 없는 부채를 살랑살랑 부쳐서

나의 온몸의 세포들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던

 그 할머니의 애틋하던 손자사랑이 아니라면

집사람이,무뚝뚝하기로 아들놈 보다도 더한 딸네미가,

아니면 아들이 이토록이나 시원하게 바람을 불어줄리가 있을까!

설마 있다고 한들 일이분이면 팔이 아프네 나도 덥네하며 오만 핑계거리를 갖다 대면서

부채질 하기를 마다 할 것이다.

 

혹자는 그렇게나 더우면 에어컨을 틀면 되지 하겠지만

이또한 마음이 여린 이사람의 심성으로는 도리가 아닌것이

집에서 노는것도 덥다하면 밖에서 땀흘리며 가족들의   행복을위해서

고생하고 있을 집사람은 어떨 것인가  생각하니 그또한 마뜩찮다.

 

그러다 문득 장농속 어디엔가 있을

그옛날 모친이 솜씨좋았던 시절에 더운 여름에 깔고 덮을려고

만들어서 장농속 깊숙히 넣어둔 모시이불이 생각이났다.

 

땀으로 번들거리는 맨살이 소파에 닿을때마다 쩍쩍거리고 들러붙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에

얼른 장농속을 뒤져보니 아래쪽 구석에서 빳빳하게 접혀져 있는 모시 홑이불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은 치매로 요양원에서 계시지만

그옛날 자그마하고 야물딱지고 똑소리나는 성격의 모친이

재봉틀 앞에서 비지땀을  흘려가며 가족들의 시원한 여름나기를 소원하면서

한땀한땀 정성으로 만들었을걸 생각하니 만지는게 조심스러워 진다.

 

소파에 반듯하게 펴서 누워보니 맨살에 닿는 감촉이 까슬까슬하고 시원한게

아~이래서 여름에는 옛날사람들은 그렇게도 모시옷을

즐겨입었구나 싶은게 이제는 모친이 만들어둔

집에있는 것이라도 잘 간수해서 사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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