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전 부터 오가는길에
내눈에 뜨인 녀석.
운동장 담밑의 배수로에서 싹을 틔운 녀석.
그자리는 녀석이 싹을 틔울만한 숲속도 아니고
도심지의 한가운데인 구덕야구장 담밑 배수로.
근처에 도토리나무가 있는것도 아니고
등산객 누군가의 호주머니에서 굴러 떨어지거나
버려 져야지만 싹을 틔울수가 있는곳.
구덕풍물시장에 헌책사러 다니는길에
어쩌다가 문득 내눈에 들어온 녀석.
장마가 시작되면 배수로 청소와 더불어서
생을 마쳐야만 되는 운명이어서
내마음을 노심초사하게 만든녀석.
오후에 모종삽을 들고
녀석을 모시러 갔다.
나를 기다렸던듯
그 자리에서 다소곳이
바람에 흔들리고있는 녀석을
나는 내품으로 안았다.
아니, 그녀석이 내품 안으로
살포시 들어왔다.
출처 : 신춘문예공모나라
글쓴이 : 석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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