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뉴스를 듣다가보니 동해에서 한미간에 합동훈련관계로
미항공모함이 부산항에서 며칠간 머물거라 한다.
미군이 부산항에 들어오면 좋아하고 바빠지는 사람들
그사람들중의 한사람에 대한 옛추억이 떠오른다.
1984년...
딸아이가 두어살적에
우리가족들은 삼년동안 초량시장통에서 살았엇다.
(내동생이 군생활하는 삼년동안만...)
그시절의 시장통 어느곳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초량시장통에도 밤만되면 " 도둑이야!~~" 하는소리에 너나없이 허둥대었고
하루가 멀다하고 상인들끼리 아귀다툼의 싸움소리로 온 시장안이 소란스러웠던.....
그런 시장통에......
그때 우리가 살았던 그건물 안에만 5가구가 덕지덕지 살았는데
대문간에는 여중학생 정도의 딸과함께 둘이사는 여자네....
또 부산역전에서 매점을하면서 아들만둘을둔......
그남편은 술만취했다 하면 지마누라를 홀라당 볐겨놓고는
가죽혁대를 휘두르는 .......
말리러 가기도 민망한 그야말로 공포스런 사내네....
그리고 우리집....등등의 가구들....
시장통이란 다 그렇듯이 하루라도 조용한날은 더물었고
이웃끼리 싸움이 붙어서 머리채 흔들어 제끼기 일쑤이고
그게 끝나나~~싶으면 상인들끼리 자리다툼하다 삿대질에 욕지기가 어지럽게 날아다니고...
하루저녁에 도둑이 들었다~~하면 그주위에있는 집들마다 없어진 물건타령이었다.
그중에 대문간에 살았던 여자이야기......
그여자는 평소에는 긴생머리에 화장기없는 푸석한 얼굴을하고 다녔었는데
뭔가가 어울리지않는 그런.....뚜렸하게 하는일도 없이......
그런 여자였다.
그러던 어느날인가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미장원에 들러서 머리도 곱게 단장하고 얼굴은 화장을 덕지덕지 떡칠을해서 평소와는
전혀 다른모습으로 어디론가 사라지곤했었다.
그런데 더욱알수없는 노릇인것은 그렇게 하고간 다음날에는
예외없이도 눈두덩이에 시퍼런 멍이들은 얼굴을하고 나타났었는데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를 할수없는 일이었었다.
그런데 그이유를 몇개월이나 지난후에야 알게되었는데
그것은 오늘같이 미군들이 부산항에 들어오는날에
화장을 진하게하고 근처인 초량 텍사스골목으로 가서
어두운 조명아래 화장으로 떡칠한 얼굴을 감추고 애송이같은
솜털이 보송보송한 술에 만취된 미군들과 잠자리를 하고난 아침이면
열에 아홉은 "오마이 갓!" 에 분풀이 손찌검을 당해서
눈두덩이 시퍼렇게 멍이 들어서 돌아오곤 했던 것이다.
내가 어쩌다가 딸아이를 안고 그골목을 지나다보면
애기이뿌다고 서로 한번만 안아보자고 하던......
그골목의 여인들......
지금은 어디에서 어떤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그시절의 우리들의 아픈 기억이리라.........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