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오전 전화벨이 울린다.
한살아래에 아버지를 나누어가진 녀석......
"행니마! 뭐하노! "
"으응~그래 제사는 잘지냈더나"
오늘이 아버지 기일이었다.
어젯밤 내~내 고민했었던일.
며칠전 동생이 등뒤에 난 기름종 제거수술을
받은 관계로 치료중이라 절에서 지내는
제사에 참석을 할지 못할지 몰라서
괜히 전화해가지고 아파서 가지도 못하는놈한테
부담이나 줄까봐 전화도 못하고 전전긍긍 했었었는데......
아버지를 나누어 가지다보니
그놈은 지 어머니와 아버지제사를....
그리고 나는 할아버지 할머니제사를 ...
제수씨와 이혼후 혼자살다보니
집에서 제사를지낸 형편이 아닌지라
두분의 제사를 절에다 올렸는데
그절에는 희한하게도 오전에 제사를 지내는거엿다.
"그래~알고있었는데 동생 아픈데 부담될까봐
전화도 못하고 그랬다"
"갠찬타 행니마"
혼자몸으로 수술받으러 댕기고
등뒤라서 바로눕지도 못하고
약을 먹을려니 때마다 안먹던 밥도 챙겨먹어야하니
혼자몸에 서러웁기도 할터.....
"행님이 되가꼬 병원에도 몬가보고 미안타
아직 식전이면 만나서 밥이나 한그릇하그로
시내로 나올래?"
내친김에 다섯살아래 내 남동생도 불렀다.
한아버지를 나눈 세남자.....
못본 몇달사이 수술을 받느라 수척해진 얼굴의 동생
안된마음이 짠해져서 손을 슬며시 잡아준다.
해물탕집에가서
추억과 술과 밥을 나누고....
그냥 좋았다.
뿌듯함에....
말들은 별로 없어도 .....
당감동인 동생집에까지 갔다.
홀애비냄새 풀풀 풍기며
먼지와 함께 뒹굴겠거니 했었던 내기우는
너무나도 깔끔하게 정리정돈 해놓은 살림살이에
또한번 짠한 마음이 가슴을 타고흐른다.
...기특한놈.....
옷만 폼생폼사로 하고 댕기는줄 알았더니....
이아침에 전화벨이 울린다.
" 행님! 어제 잘 더갔등교? "
"그래~~~~"
을씨년 바람이 부는 이아침이
어린시절의 아팠던 기억들이 떠올라
새삼 뭉클함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