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에 모친께서 관광을 떠났다.
아직 제주도도 못가본 자식과는 달리
모친은 여행을 좋아하셔서 힘든 살림에도
놀러가는 계를 들어셔서 한달에 한번꼴로 가시다보니
지금은 우리나라 방방곡곡 안가본곳없이 몇번씩 다녀오셨다.
내가 하고픈말은
그여행이 새삼스러운게 아니라
지금까지 다섯식구 복작거리고 살다가
아들놈 작년에 군입대해서 떠나고
지난일요일 딸네미 직장관계로 용인으로 떠나고
어제 모친 여행가시고 나니
뜻아니게 부부가 단둘이만 남았다는 것이다.
지금껏 결혼생활 26년동안
단한번도 단둘이만 남아본적이 없었기에
묘한 기분마저 드는건 어쩔수가 없나보다...
어제 출근한 집사람으로부터 문자가 왔었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둘이만 있는날이네요.
이럴때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퇴근무렵에 전화가왔다.
"우리그냥 밖에서 낙지볶음이랑 밥먹을레요?"
덩그런 집에서 단둘이만 눈마주치고 있기가
새삼 쑥스러운가보다~
밥먹고 집으로 들어오는 내내 서로가 말이없다.
나자신도 집사람과 눈을 맞추기가 힘들다.
그렇다~~
나와 집사람은 그동안 식구들과 함께 부대끼며 살다보니
서로에게 그윽한 눈길한번 보내지 못하고
가족들의 눈치를보며 살아왔었나 보다~~
이렇게나 집에서 단둘이 있는것에 익숙하지 못하고
어색한 감정마져 드는게 어쩐지 서글퍼 진다.
"여보야~ 우리 기분도 묘한데
분위기 한번 잡아보게 홀랑 벗고 함자보까!!"
(집사람이 좋아하는 이노래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