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중반..
한참 멋모르고 까불고 온갖호기심에 이끌려
뭐든지 해보고싶었던 시절..
그러나, 우리들의
그피끓는 청춘들은 무료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설도 지났고 정월대보름도 지난 어느 겨울밤
어두운 방안에는 대여섯명의 심심해죽는 잉간들이 빙~둘러앉아
뭔가 재미난 일이없을까~~하고 골을 굴리고 있었다.
그때~~~
" 야 ~오늘 매운탕이나 해 묵을래"
"괴기가 어딘노!"
"야~걱정마라 죔만 기다리 바라~"
겨울의 바닷가 마을에 먹을게 어디 변변 했을까~
더군다나 술안주거리가 없기는 매한가지지...
그래서 그시절엔 시퍼런 배추김치를 "청사시미"
그나마 조금 뉘리끼리한 배추김치는 '홍사시미" 로 명명했을 정도이니
오죽 했을까....
그런시절이니 매운탕이라~~쿠니
침이 입안에서 사카다치를 하고 난리가 부르스....
양념을 준비해놓으라며 행동조 두놈이
" 갔다 오꾸마"
하면서 어두운밤길로 빨려 들어간다.
남은 넘들은 돈추렴을해서 말술받으러가고 양념준비하고 부산을 떨기를 이십여분...
두녀석이 손에 괴기를 들고 들어오면서
"야~여기있다 끼리라!"
그중 자취경력 화려한놈이 나름의 솜씨를 발휘해서
어리버리 매운탕이 완성되어 우리들 술상앞으로 들어왔는데
모두 걸신들린 아귀마냥 수근푸로 연신 입으로 퍼나른다~~~
" 야~맛 쥐기네 괴기가 어디서 났노! "
내가 한마디 공치사를했다.
"우리 옆집에 엊그제 괴기가 좀 들었는데 몇마리얻어 논거 가져왔다."
그렇게 음력 2월의 겨울밤은 그놈들의
취기어린 수다와 무용담으로 밤은 깊어만 갔고 달과 별이쏟아지는 밤하늘을보며
각기 각자의집으로 담넘가는 구렁이처럼 들어가서는
군불 뜨듯~~하게 때어놓아 절절 끓는 방으로 가서 골을 �혔다.
아침의 기상나팔소리
" 재석아~~밥 무우라"
울 조모님의 우렁찬 기상나팔소리~~ㅎㅎ
간밤의 숙취로 조금은 힘들지만
한참 팔팔할때라 일어나서 대충 한숟가락 뜨고있는데 울 조모이 한마디 하신다.
" 참으로 이상타~그기 어디 가삔노!"
" 와그라는데예~뭐가 없어 짓슴니꺼~"
"벨일도 다있제~자반괴기 할라꼬 처마밑에 걸어놨던 괴기가 없어 짓다 아이가~"
띠옹~~~~@@@@@@@@@@@@@
불현듯이 밀려오는 기억하나~
간밤에 그렇게나 맛있다고 입으로 연신 퍼넣었던 그 매운탕
"조모이예! 지는 잘 모리겐는데예~"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가족들의 시선이
내게로 쏟아지는걸 느끼면서 밥이 코로 들어갔나~입으로 들어갔나~~~
그랬다 그 행동조중에 한놈이 울집근처에 살아서
오며가는길에 처마밑에 걸려있었던
할아버지제사때 자반괴기로 쓸려던 그괴기를 서리를 해와서는
맛있다고 묵어 조진거였다.
울 친구들 유별난거는 동네에서 소문이나서
간밤에 누구집에 닭이 없어졌다~누구밭에 수박이~강냉이가~햇다 쿠몬
전부다 울친구들을 의혹의 눈초리로 쳐다봤으니~~
하다못해 바다에 그물까지 털어서 먹지를 않나~~ㅋㅋ
지금도 그친구들 만나면 그당시를 회상하면서 한마디씩한다.
"재석아~그때 매운탕맛 쥐기 줏제 "
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