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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상남자입니다~~

차재석 2014. 4. 2. 20:44

나는 상남자입니다.

요즈음 유행하는몸좋고  매너좋고 잘나가는 그런 상남자가  아니라

상차리는 남자 상남자입니다.

상남자는 오늘저녁에도 상을 차렸습니다.

집사람도 월초라서 바쁘다하고

딸아들도 밥먹을 시간에는 못올것 같다고하니

별수없이 노모랑 둘이서만 밥을 먹어야 해서 상을차렸지요.

 

치매초기인 노모의 식사는 옆에서 조금 도와드려야 합니다.

손떨림이 심하시다보니 젓가락질이 불편하고해서

생선구운거는 뼈를 발라서 수저에 올려드려야하고

산나물무침 같은것은 잘게 썰어서 드시기좋게 해드리지요.

 

그렇다고 제가 전문가나 의사도 아니고 또,

요리나 음식을 전문적으로 할줄아는 조리사 자격증이 있는것도 아니라서

될수있으면 인스탄트는 피하는 그런 내나름의(?)식단을 차릴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요즘 파릇파릇하게 나오는 쑥을가지고

들깨가루와 된장, 그리고 굴을넣어서 쑥국을 끓이고

생굴을 조금 남겨서  초장에 찍어서 술안주도 겸해서 먹을수있도록 했고

돼지고기도 구워서 잘게 잘라서 식사하는 틈틈이 숟가락에 올려 드렸지요.

 

예전 당신의 손으로 상을차려 줄때에는

술안주가 될법한  회나 오징어같은 비린 생선류를 먹을때는

술을 한잔해야 한다면서 안그래도   술좋아하는 나의 기분을 알아주시고 했었지요.

 

그러든게 요즘은 제가 그런 반찬류를 하게되면

예전의 모친이 나한테 그랬던것 처럼 한잔정도는 권하곤 합니다.

 

새삼 서너살 먹는 아이의 밥먹는 모습처럼

옷에도 바닥에도 흘려가며 드시고 또는 숟가락을 처음잡는  아이마냥 잡는방법이 어슬퍼지고

숟가락에 올려드리는 반찬을 입으로 가져 가시는걸 보며 세월의 무상함을 많이 느낀답니다.

 

새삼 스러이 식구들이 모두가 늦는다는 오늘같은날

상남자는 노모에게 상을 차려드릴수 있다는것에 감사합니다.

 

스마트폰 레시피를보며 하나,둘, 음식을하다보니

어느듯 별막힘이 없이 나물류나 반찬, 탕류나 국,찌개 같은것을

별로 막힘없이 할수가있게 되더군요.

 

그래서 저는 행복합니다.

상을 차릴수있는 남자

상남자라서..........